Magazine B(2011)
JOH &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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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B Brand Documentary Magazine 

2015.10.05 | JOH & Company

2011년 11월, 광고 없이 한 호에 하나의 브랜드만을 다루는 잡지 ‘매거진 B’가 첫 호 ‘프라이탁’을 선보이며 창간했다. 광고 수주 없이 판매 수익만으로 운영하겠다는, 오프라인 미디어로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시작이었다. 4년 여의 시간 동안 B는 전 세계 다양한 분야의 브랜드 중 B의 독자적 관점으로 선정한 ‘균형 잡힌 브랜드’를 소개해 왔다. 이제 B는 15개국에서 마케팅과 브랜딩 관련 실무자의 필독서로, 비즈니스 스쿨의 수업을 위한 교재로 읽히며, 브랜드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독자가 구입하고 컬렉션하는 컬렉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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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오에이치는 매거진B로 2012년 코리아 디자인 어워드 ‘올해의 그래픽 디자인’ 상을, 2013년에는 칸 국제광고제 디자인크래프트 부문에서 정기 간행물 최초로 은사자상을 수상했다. 매거진 B는 부침을 거듭하는 우리나라 월간지 시장에서 광고도, 부록도 없이 40여 권의 책을 내며 그 자체로 하나의 확고한 ‘브랜드’가 되었다.

매거진B 40호가 발간되는 동안, 어떤 성과가 있었을까요.

무엇보다 이런 낯선 포맷의 잡지가 대중의 관심을 얻고 하나의 미디어로 자리매김한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성과입니다. 독자들이 ‘나는 이 잡지를 즐겨 읽는다’고 말하는 것으로 자신의 의식과 취향을 표현할 수 있는 매체가 되었다는 데 특히 자부심을 갖습니다. ‘킨포크를 읽는다’, ‘모노클을 읽는다’처럼 매거진B의 독자라고 말하는 순간 전달되는 어떤 코드가 있습니다. 이것은 분명 다른 차원의 브랜딩이라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창간된 정기 간행물이 영문판으로 발행되어, 세계적으로 반향을 얻은 사례는 아마 매거진B가 처음일 겁니다. 영문판은 미국, 호주, 영국, 포르투갈, 그리스 등 세계 15개국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대형 서점 ‘츠타야’는 다이칸야마 매장에 매거진B를 대대적으로 소개하는 진열 매대를 꾸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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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도쿄 후타코타마가와 라이즈 쇼핑센터에 오픈한 츠타야 일렉트로닉스
오른쪽) 다이칸야마 츠타야

 

창간 초기부터 고민이 깊었는데요.

잡지로 큰 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는 진심으로 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내 돈 주고 사보고 싶은 매체’를 만드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컸던 것 같습니다. 기획하는 과정에서 정량적인 시장조사나 FGI는 없었지만, 매체로서의 관점과 생각이 분명하다면 분명 매거진B의 자리는 생긴다고 믿었습니다. 다행스럽게 많은 독자가 공감해주신 덕분에 매거진B의 철학을 첫 호부터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브랜드를 다루는 잡지를 구성하면서 ‘잡지의 속성’에 대해서 생각했습니다. 수많은 잡지가 있지만, 매체로서 고유의 관점이 드러나는 잡지를 만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잡지 한 권 분량의 대부분을 사실상 광고가 차지하고, 광고주인 브랜드에 대해 마음대로 이야기하기 어렵다는 것쯤은 이제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기업의 보도자료를 받아 ‘새 소식’으로 다루다 보면, 고유의 관점이 드러나기보다는 비슷비슷한 내용이 되기 쉽죠. 그래서 우리는 ‘브랜드 소비자로서의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하나의 브랜드에 대해 충실히 다루되, 어떤 요소도 우리의 관점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원칙을 정했어요. 지금까지 광고와 브랜드 선정에 대한 금전적 지원을 받지 않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실제로 ‘매거진B에는 두 가지가 없다’고 소개합니다. 우선 광고가 없고, 통상적인 ‘과월호’의 개념도 없습니다. 2년 전에 나온 호라도 그 브랜드가 마음에 들면 찾아서 사는 잡지죠. 실제 매달 판매되는 책 중 40%는 새로 선보이는 호가 아니라 지난 호입니다. 그동안 매거진B가 주목해 온 브랜드들은 대부분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들의 태도와 철학을 변함없이 유지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매거진B는 시간이 흘러도 유용한 정보로서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욱 높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 다큐멘터리 매거진’이라는 컨셉은 어떻게 탄생했나요?

그동안 ‘브랜드’를 다루는 매체들이 공급자의 입장을 대변하며 이론적이고 학문적인 접근에 편중된 경향이 있었다면, 매거진B는 철저히 ‘소비자가 느끼는 브랜드’에 주목하는 잡지입니다. 브랜드 관계자가 밝히는 그들의 컨셉과 철학을 심층 취재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실제로 누가 그 브랜드를 가장 좋아하고 추천하는지, 그들이 어떻게 그 브랜드를 처음 만났고 어떤 점을 가장 매력적이라 느끼는지가 브랜드의 진짜 모습에 더 가깝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에 책의 구성 역시 ‘내가 소비자일 때의 관점’이라는 원칙 아래 풀어나갔습니다. 우리가 하나의 브랜드를 알게되고 좋아하게 되기까지 있는 그대로의 과정을 하나씩 복기해 봤어요. 매일 마주치는 무수한 브랜드들 중 어떤 제품이, 로고가, 또는 컬러가 특별히 눈에 들어오고, 궁금증을 갖게 됩니다. 주변인을 통해 호기심을 갖게 될 수도 있죠. 온라인 컨텐츠를 검색해보고, 매장을 찾아 방문하는 등 브랜드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나와의 관계가 형성됩니다. 최근에 브랜드를 하나의 ‘인격’에 비유하듯, 브랜드를 알아가는 것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과정과도 유사한 것 같습니다.

‘다큐멘터리’라는 형식을 차용한 것은 바로 이러한 속성 때문입니다. 매거진B 한 권의 큰 뼈대는 브랜드의 제품을 사용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으로 구성합니다. 사진으로만 채워지는 페이지도 아주 많은 편인데, 가급적 ‘이미지 그 자체’로 소통하기 위해 캡션에도 에디터의 개입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합니다. 책을 열고 닫는 인트로와 아웃트로의 텍스트는 다큐멘터리 영상에서의 ‘나레이션’의 역할이라 생각하면서 작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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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 LE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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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 Ace Ho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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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 to Brand - L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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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 N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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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r Choice - Rimo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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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remium Age - Tsutaya

B를 완성하면서 끝까지 고민하고 검토한 것은 바로 ‘누가 읽는가’였습니다. B는 브랜드 전문가를 위한 어려운 잡지가 아닙니다. 크고 작은 비즈니스를 구상하거나 브랜드를 소비하는 누구라도 브랜드에 대한 감각을 익히고, 세상을 브랜드적인 관점으로 보며 새로운 트렌드를 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진지하지만, 읽기 쉬운 잡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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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디자인도 새로운 접근이 필요했을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잡지에 광고 페이지가 없는 점이 디자인에 유리하게 작용할 줄 알았는데, 어떻게 구성해도 도무지 ‘잡지같지 않은’ 느낌이 들어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정기간행물 디자인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디자인을 한 덕분에 오히려 매거진B만의 독특한 레이아웃과 디자인 스타일이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독자들이 한 권의 매거진B를 읽고 ‘한 편의 다큐멘터리 영상을 본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면 성공’이라 생각하는데, 이를 디자인으로 구현해 내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고민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소비자 관점에서 브랜드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출발한 잡지이기에, 한 장의 사진과 레이아웃도 그 시선을 있는 그대로 담아 지면에 옮기려고 노력합니다. 조명과 소품을 완벽하게 세팅하고 디지털 보정을 거쳐 탄생하는 잡지 사진 속 이미지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는 사물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질 때가 많죠. 매거진B는 브랜드의 실제 모습에 최대한 가깝게 담아낸 자연스러운 사진을 원하기에, 그만큼 사진 촬영에 더 많은 공을 들입니다. 예를 들어, 인터뷰이의 캐릭터를 가장 잘 표현해 주는 사진이라면 조금 흔들리거나 초점이 맞지 않는 사진도 과감히 선택합니다. 브랜드의 라이프스타일을 잘 반영하면서도, 너무 전형적인 브랜드 카탈로그처럼 보이는 사진을 지양합니다.
통상적인 편집디자인의 문법을 따르지 않는 레이아웃을 시도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마치 다큐멘터리를 찍는 카메라가 줌 아웃했다가 줌 인하는 것처럼 이미지와 텍스트를 배치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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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브랜드를 선정하는 기준을 궁금해합니다.

매거진B의 제호 ‘B’는 ‘브랜드Brand’와 ‘균형Balance’을 뜻합니다. 창간호에서 다룬 ‘프라이탁’은 버려지는 소재를 재활용해 탄생한 가방 브랜드입니다. 국내에서는 ‘친환경 브랜드’의 사례로 주목하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는 프라이탁이 가진 가방으로서의 완벽한 기능성,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제품이라는 패션으로서의 가치, 체계적인 생산과 유통 시스템으로 완성된 치밀한 사업 전개 능력이 균형을 이뤄 ‘프라이탁’이라는 브랜드를 특별하게 만든다고 생각했습니다. 31번째로 다룬 브랜드 ‘리모와’도 마찬가지입니다. 여행 가방 시장에서 그들이 얻은 유명세에 비하면 사실 리모와의 시장 점유율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그러나 리모와는 수십 년 전에 만들어진 제품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한채 끊임없이 발전시키고, 독일과 미국 내 생산만을 고집하며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무리하게 기업의 규모를 넓히지도 않습니다.

이 두 브랜드는 많은 부분에서 다르게 보이지만,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바로 ‘실용성’과 ‘아름다움’, ‘합당한 가격’ 그리고 ‘고유의 철학’의 네 가지 요소가 균형을 이룬 브랜드라는 거죠. 매거진B는 한가지 요소가 특출난 브랜드보다는 균형 잡힌 브랜드를 찾습니다. 화려한 스타마케팅을 하는 나이키나 아디다스가 아니라 ‘B급 감성을 지켜가는’ 뉴발란스를, 세계적으로 누구나 다 알고, 점유율도 높은 스타벅스나 일리 커피가 아니라 ‘동네 분위기에 잘 어우러지도록 만든’ 인텔리젠시아를 선택한 이유입니다.

브랜드를 선정하고 접촉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것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높은 인지도와 전통을 가진 브랜드라고 해도 담당자의 이미지가 그 브랜드와는 전혀 맞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 대부분 더 이상 진행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하는데, 직원의 태도가 그 브랜드 수준을 대변한다는 것을 여러 번의 경험으로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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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균형'의 기준은 아름다움, 실용성, 합리적인 가격 그리고 브랜드의 의식이다. 매거진B는 이 모든 것이 균형잡힌 브랜드를 다룬다.

 

가장 기억에 남는 호를 꼽는다면?

모든 호가 기억에 남지만, 특히 매거진B팀에 몇 번의 모멘텀을 만들어 준 브랜드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커피 브랜드 ‘인텔리젠시아’인데요. 인텔리젠시아 호를 발간했던 2012년 11월 당시 국내에 매장이 없었음은 물론, 매체에서도 충분히 소개된 적이 없는 생소한 브랜드였습니다. 한국에서 우리 나름대로 조사하여 기획 방향을 잡고 미국 본사를 방문했는데, 인텔리젠시아 사람들이 매거진B에 대해 너무나도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을 시작으로, 현지 취재 기간동안 정말 긴밀한 협조가 이루어졌습니다. 우리는 인텔리젠시아라는 브랜드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게 되었고, 초기 기획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인텔리젠시아 호를 진행했던 경험은 이후 ‘에이스호텔’ 등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와 만나 매거진B만의 관점을 정립하는데 커다란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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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과의 소통도 다양한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2014년 연말, 매거진B 창간 3주년을 기념해 그동안 특별한 인연을 맺은 15분과 SNS로 참여해주신 독자 15분을 제이오에이치 본사로 초청해 작은 파티를 열었습니다. 이 날은 매거진B를 만드는 구성원이 참석자들께 드릴 선물과 꽃장식 하나까지 모든 것을 손수 준비했습니다. 매거진B에 모멘텀이 되어준 순간의 이야기를 나누고, 지난 3년을 돌아보는 의미에서 매거진B에 대한 짤막한 영상을 제작해 상영했습니다.

독자들께 ‘가장 인상깊게 읽은 매거진B’를 여쭸는데, 29호 ‘에이스 호텔’편이 가장 많은 표를 얻었습니다. 판매량으로만 보았을 때는 ‘레고’편이 가장 많고, 다른 브랜드는 거의 고른 수준을 보입니다. 가장 많이 팔린 ‘레고’편은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데, 사실 발행까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덴마크 레고 본사의 방침이 ‘출간 전에 미리 내용을 검수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본사를 취재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기획 방향을 바꿔, 본사의 협조를 구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제작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레고를 진짜 좋아하는 사람을 찾고, 퇴사한 직원을 수소문해 인터뷰하는 등 다른 방향으로 진행한 거죠. 이렇게 완성한 레고편은 다행히, 고생한 만큼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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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오에이치 본사에서 진행한 3주년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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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에 참여한 분에게 선물한 3주년 파티 선물.
매거진B에서 다룬 브랜드로 구성하였다.

 

매거진B를 정기구독하는 분은 매호를 받아 보면서 다음 호에 다룰 이슈를 담은 엽서도 함께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이외에, 자체적으로 매거진B 기사를 발췌하거나 지면이 한정되어 선보이지 못한 인터뷰 등을 담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트위터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 호 브랜드를 다룬 영상을 자체적으로 제작하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선보이기도 합니다.

<밸런스 B:ALANCE>를 새롭게 창간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창간 3주년을 맞아 매거진B가 소개한 브랜드를 다시 찾아 그간의 변화를 살피고 싶었습니다. 매거진B 인터뷰를 통해 만난 수많은 오피니언 리더가 생각하는 브랜드의 이상적인 균형과, 그들의 개인적인 관심사에 대해 묻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밸런스 창간호에서는 브랜드와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인사이트를 주로 다루었습니다. 매거진B 인터뷰를 통해 한 브랜드의 현재를 이야기했던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최근 주목하고 있는 새로운 브랜드에 대해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에이스 호텔’호의 취재를 위해 포틀랜드 현지에서 만났던 ‘스텀프타운’ 대표 듀안 소랜스, 매거진B의 두 번째 이슈였던 ‘스노우피크’의 CEO 토루 이마이의 인터뷰를 수록했습니다.

매거진B가 다뤄온 브랜드의 가치와 철학에 대한 내용도 담았는데요. 특히 비즈니스를 구상하는 독자들께 영감을 주기를 바랍니다. 사실 매거진B는 브랜드의 성장 요인을 분석하거나 성공 비결을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에이 ‘왜 좋아하고 어떻게 느끼는지’, 그 브랜드가 어떤 태도와 정신을 가졌는지에 더 집중합니다. 매거진B가 소개하는 브랜드는 하나같이 자신만의 독자적인 노선을 지키며 좋은 브랜드를 만들어 가기 때문에, 이런 브랜드의 로고 형태를 참고하거나, 유니폼을 비슷하게 만들거나, 홍보 전햑을 따라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보다, 브랜드가 가진 철학과 태도에 주목해야 합니다. 밸런스는 이러한 철학과 태도를 배우고 싶어하는 분들의 관심사에 좀 더 집중하려는 매체로 이해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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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오에이치에게 있어 B는 어떤 의미인가요?

제이오에이치는 우리가 원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우리 손으로 직접 실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회사입니다. 의식주와 정보의 영역에서 ‘브랜드’와 새로운 ‘장소’를 만드는 것으로 제이오에이치가 생각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매거진B가 소개하는 브랜드는 이런 제이오에이치가 주목한 브랜드이자, 가장 닮고 싶은 브랜드이며, 제이오에이치 뿐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브랜드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이정표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매거진B는 제이오에이치 내부 구성원들의 생각을 모아 하나의 구심점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합니다. 빠른 속도로 다양한 사업을 펼쳐야 하는 제이오에이치에게 매거진B는 그야말로 실시간 R&D 센터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정말 좋은 분을 많이 만나고, 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매거진B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전세계 좋은 브랜드들이 오랜 시간 시행착오를 겪으며 남긴 유산을 찾아 탐구하면서, 누구보다 제이오에이치가 가장 큰 혜택을 얻고 있다고 느끼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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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no.41 산펠레그리노 오피니언 인터뷰,
패션 디자이너 최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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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기업의 크고 작은 많은 일은 더 옳은 방향을 향해 갈 것이라고 믿습니다. 구매의 순간에 일반적인 방식으로 제품을 홍보하고 마케팅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만든 사람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게 하며, 그들의 본질을 깊은 안목으로 알아보고 그 장점을 끌어내 주는 프로듀서의 역할이 강화되는 것이죠. 바로 그것이 제가 꿈꾸는 바람직한 기업의 모습입니다.

Issue No.30 – ECM / Publisher’s note

매거진B가 그리는 앞으로의 모습이 궁금합니다.

더욱 다양한 브랜드 유형을 다루며 지평을 넓혀갈 생각입니다. 매거진B가 주목하는 브랜드의 범위는 비단 제품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그동안 소개했던 ‘챔피언스리그’나 ‘구글’이 그 예가 될 수 있겠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상품은 아니지만, 이미 전 세계 수많은 이들이 사용하고 열광하는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35번째 이슈로 다룬 ‘헬베티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는 ‘서체를 브랜드로 다루어도 좋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가 볼 때 헬베티카는 그 자체로 너무나 매력적인 브랜드입니다.

금융 자산은 주인이 애정을 쏟는다고 해서 스스로 어떤 가치를 창출해 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브랜드 자산은 긴 시간동안 잘 가꾸고 공을 들인다면, 성장해서 훨씬 큰 가치를 갖게 됩니다. ‘베를린’이나 ‘뉴욕’ 같은 도시가 갖는 고유의 이미지와 브랜드로서의 가치는 돈을 많이 들인다고 아무나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죠. 앞으로의 세상은 브랜드가 갖는 무형의 가치에 더욱 주목하게 될 것입니다.

잡지라는 형태 외에 대중과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또 매거진B만이 할 수 있는 브랜드와 관련된 비즈니스 전개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매거진B를 통해 브랜드가 가진 감성적인 영역과 문화를 조명했듯이, 다양한 형태의 활동을 통해 현대인의 삶 속에서 ‘브랜드의 균형’이 갖는 의미를 계속해서 탐색해 볼 생각입니다. 그것은 비단 브랜드의 균형에 관한 이야기일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삶’의 균형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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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B 39호 파타고니아 행사. 매거진B는 이 행사에서 제이오에이치가 운영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조앤코가 제작한 코튼백을 선물했다. 제품 개발 후 남은 자투리 천을 활용한 이 백에는 창립자 이본 쉬나드 회장이 매거진B와의 인터뷰에서 이야기한 문장을 가방에 새겼다.
"It’s not an adventure until something goes wr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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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지속하는 좋은 브랜드가 된다는 것은 ‘좋은 사람’이 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사람이란 아마 이런 사람일 겁니다. 첫 번째로 자신만의 생각이 뚜렷해야 합니다. 좀 더 정의롭고 주변의 사람들과 교감하는 자세를 갖추면 좋겠지만, 꼭 그러지 않아도 되겠죠. 두 번째는 과거와 현재까지의 일관성, 그리고 이후에도 일관될 것 같은 믿음입니다. 세 번째는 그 생각과 일관성을 지키기 위해 그때그때 보이는 편한 길을 포기하고 가는 길을 흔들림 없이 계속 갈 수 있는 용기입니다. 사람들은 결코 잠깐의 모습만 가지고 어떤 사람을 멋지게 보지 않으며, 괜찮은 친구를 매번 이리저리 따라 한다면 결국 본 모습은 드러나게 될 겁니다.

Issue No.19 – THULE / Publisher’s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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