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호식, Second Kitchen, Quartet(2018)
JOH & Company

EATS in SOUNDS Food for Urbanist 

2018.06.08 | JOH & Company

2018년 봄, 한식 스타일의 가정식 식당 ‘일호식’과 다이닝 레스토랑 ‘세컨드키친’은 5년간 터를 잡았던 한남동 리플레이스를 떠나 복합공간 ‘사운즈’로 자리를 옮겼다. 새로운 공간으로 이전하면서 그간 운영하며 느꼈던 불편함, 아쉬움을 재정비하고 메뉴와 서비스는 지역성에 맞춰 개편했다. 이밖에도 제이오에이치에서 준비한 네 번째 F&B 브랜드, 카페 ‘콰르텟’도 새롭게 오픈했다. 직접 로스팅한 커피와 전문 베이커가 만든 빵과 샌드위치, 수프 등이 있는 델리&베이커리 카페로, 바쁜 일상에서 간편하고 맛있게 한 끼를 즐길 수 있는 카페다. 직장 동료와 점심 식사를 할 때, 혼자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근사한 식사를 대접하고 싶을 때,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질 때, 상황에 따라 찾게 되는 음식점과 카페가 있다. 사운즈에는 베이커리 카페부터 가정식 식당, 다이닝 레스토랑까지 도시의 삶에서 필요한 식음업장들로 두루 구성되었다. 그리고 각각의 상점들은 그 자리에서 저마다의 역할을 가지고 있다. ‘어반 리조트’를 표방하는 사운즈에서 음식점과 카페는 단순히 먹는 장소를 넘어 다양한 방식으로 휴식하는 공간으로 사용된다.

일호식 사운즈한남점

‘매일 먹는 좋은 식사’를 모토로 시작된 ‘일호식’이 논현점과 한남점을 거쳐 사운즈한남에 세번째 공간을 선보인다.
일호식은 우리가 흔히 즐겨 먹는 집밥 메뉴를 조금 다른 방식으로 소비할 수 있는 측면에서 화제가 되었던 식당이다. 현미밥과 저염식 국과 반찬으로 구성된 건강한 식사 메뉴가 1인 트레이에 담아 정갈하게 제공되고, 모던한 분위기의 공간으로 지역 주민부터 업무 미팅을 하는 이들까지 다양한 부류의 손님들이 찾았다. 얼마전에는 2018 미슐랭 가이드 서울에서 더 플레이트의 한 곳으로도 선정되었다.

레지던스와 오피스, 리테일이 모여 있는 사운즈에는 고민 없이 찾기 좋은 가정식 식당은 꼭 필요하다. 일호식은 단지의 한가운데에서 여전히 정겨운 모습으로 손님들을 맞이한다. 개인 한 상으로 구성된 일호식 소반에는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떡갈비, 보쌈, 닭갈비 같은 신메뉴를 선보이며, 지금 가장 맛있는 제철 재료로 만든 한정 메뉴도 2주에 한번씩 바꿔 제공된다. 5월 첫 주에는 봄을 맞이해 세발나물, 돌나물, 새싹을 넣은 소불고기 봄나물 비빔밥이 준비 된다.

모던하고 정갈한 일호식의 분위기는 사운즈 한남점에서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일호식은 사운즈 단지의 중앙에 자리하고 있다.

일호식은 이번 개편을 통해 맛있는 한식을 푸짐하게 먹었다는 생각이 들도록 메뉴를 보강했다. 단순히 음식의 양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식사 중간 중간에 내는 음식들을 더욱 충실하게 준비했다. 겉절이 샐러드나 파래칩 같은 에피타이저를 제공하고, 두부 쌈장, 가오리초무침 등 다양한 재료로 반찬을 만들어 내는 식이다. 김치도 배추김치뿐만 아니라 파김치, 열무김치까지 직접 담가서 제공한다.

고추장 닭갈비 구이 정식, 떡갈비와 쌈채소 정식, 황게 간장게장 등 일호식의 새로운 메뉴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일호식 사운즈 한남점은 술을 함께 곁들이기도 좋은 곳이다. 구운 금귤과 연어 샐러드, 문어 물회, 해물 파전 등 술과 잘 어울리는 요리들이 준비된다.

눈에 띄는 변화는 저녁 술상이 강화된다는 점이다. 그동안 일호식이 주로 식사를 하는 식당이었다면, 사운즈 한남점은 술을 마시기에도 좋은 곳이 된다. 통삼겹 수육과 간재미무침, 김치국물로 맛을 낸 문어물회, 고추부각 코다리 강정 등 입맛을 돋우는 한식 기반의 안주 요리와 이와 곁들이기 좋은 술이 준비된다. 술은 소주나 막걸리 같은 전통주에만 국한하지 않고, 화이트와인과 생맥주, 사케까지 스펙트럼을 넓혔다. 일호식의 노혜경 총괄 셰프는 특히 와인과 생맥주와의 조화에 주목한다. “화이트 와인은 깊고 묵직한 맛의 한국 음식과 만날 때 밸런스가 좋고, 라거 타입의 생맥주는 한식의 오묘하고 다채로운 맛을 살려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백김치를 곁들인 떡갈비와 화이트와인을, 또는 매콤한 코다리 강정과 라거 생맥주를 함께 드셔보세요. 새로운 조합이 흥미롭게 느껴질거에요.”

노혜경 셰프는 일호식이 한식을 기반으로 하는 식당이지만 갈래를 세분화하면 전통한식보다는 모던한식에 가깝다고 말한다. 한식을 기본으로 하되, 전세계의 다양한 조리법을 차용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한식으로는 국물이나 양념을 쓰는 게 일반적이지만, 걸쭉한 퓨레를 소스로 차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여러가지 시도를 통해 스타일 뿐 아니라 음식의 맛까지 조금 다른 방식으로 선보이고 싶다고 한다.

세컨드키친 사운즈한남점

한남동에서 2층 벽돌 건물의 아름다운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았던 세컨드키친이 사운즈 한남에 두번째 에디션으로 새롭게 오픈했다. 이전의 세컨드키친이 아메리칸 다이닝과 브런치 메뉴가 중심을 이루었다면, 사운즈 한남점에서는 프렌치, 이탈리안 등 유러피안 미식까지 폭넓게 만나볼 수 있다. 이전과 같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좋은 음식과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세컨드키친의 컨셉은 그대로 이어간다. 미식의 영역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문화를 전파하는 것이 이번 세컨드키친의 목표다.

잠시동안 개편 기간을 거친 세컨드키친은 사운즈 한남에 새롭게 오픈했다. 한남점이 웅장함으로 압도하는 점이 있었다면, 사운즈 한남점은 보다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가진 레스토랑이다.

세컨드키친 사운즈한남점은 EK푸드에서 총괄 셰프를 지냈던 박민혁 셰프가 리드한다. 그동안 프렌치 레스토랑 랩트웬티포 등에서 실력을 쌓아 온 그는 세컨드키친에서 더 많은 이들에게 친근한 방법으로 미식을 선보이고 싶다고 한다. 식재료부터 우리에게 친숙한 한국 음식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된장, 게장, 버섯, 옥수수와 같은 식재료 안에서 전세계 다양한 조리법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된장에 마리네이드한 항정살, 간장 게장 젤리를 얹은 비프 타르타르, 초당 옥수수와 푸아그라 무스 등이 그 예이다. 이번 메뉴에 많이 사용되는 프렌치 조리법은 양념에 재우거나, 약한 불로 천천히 끓이거나, 숙성하는 등 오랜 시간을 거쳐 만드는 방법으로 대체로 묵직하고 깊은 맛을 낸다. 기발하고 창의적인 요리법으로 익숙한 음식들도 전혀 다른 맛과 식감으로 즐겨볼 수 있을 것이다.

“이전에 저는 여러 호텔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서 고급스러운 음식들을 주로 다뤄왔습니다. 세컨드키친에 합류하게 된 계기도 파인 다이닝 수준의 고급 음식도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는 현대적인 분위기로 이끌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 세컨드키친 박민혁 총괄 셰프

새로운 세컨드키친에서는 유러피안 음식을 중심으로 선보인다. 생소하고 어려운 음식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소개하는 것이 이번 세컨드키친의 목표다.

새하얀 식탁보, 한국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커틀러리, 어려운 용어로 적힌 메뉴판은 오히려 미식에 접근을 어렵게 하는 측면이 있다. 세컨드키친에서는 이러한 형식들로 부담을 느끼는 일이 없도록,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서 통용되는 격식을 최대한 줄였다. 순서에 관계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동일한 크기의 포크와 수저를 제공하거나, 메뉴판도 컬러풀하게 디자인해 재미를 더하고 메뉴 설명도 단순 명료하게 적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가격 또한 합리적인 수준으로 낮춰, 코스 요리를 2만 5천원부터 즐길 수 있다.

다이닝 레스토랑에서의 격식은 최소화했다. 순서가 혼동되는 커틀러리는 동일한 크기들로 준비해 파우치에 넣어 제공하고, 메뉴도 심플하게 구성해 컬러풀한 메뉴판에 담았다.
밸류 와인 셀렉션 Value Wine Selection을 사운즈 한남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최근 친환경적인 와인으로 주목 받고 있는 내추럴 와인도 다수 선보인다.

한남점에서부터 선보였던 밸류 와인 셀렉션 Value Wine Selection도 꾸준히 이어간다. 음식과의 궁합을 고려해 소믈리에가 선별한 스무 종의 와인을 5만5천원, 7만7천원의 동일한 가격대로 만나볼 수 있으며, 더 저렴한 가격에 보틀 구매도 가능하다. 최근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내추럴 와인(유기농 방식으로 재배하고 화학 첨가물을 넣지 않고 제조한 와인)도 이번 시즌에 맞춰 엄선해 소개한다. 아직 네추럴 와인이 생소한 이들은 모든 종류를 글라스로 시음해볼 수 있다. 건물 한 채를 단독으로 사용했던 한남점이 공간 자체의 웅장함으로 압도하는 점이 있었다면, 사운즈 한남점은 마을같은 단지 안에 자리해 아늑한 분위기를 가진다. 카페, 서점, 갤러리, 숍 등의 상점들이 이웃해 있어서 식사 전후로 주변 가게들을 둘러보기에도 좋은 곳에 위치한다.

콰르텟 한남 Quartet Hannam

제이오에이치의 네 번째 F&B 브랜드, ‘콰르텟’이 사운즈 한남에서 첫 선을 보였다. 직접 로스팅한 커피와 전문 베이커가 만든 빵과 샌드위치, 수프 등이 있는 델리&베이커리 카페로, 바쁜 일상에서 간편하고 맛있게 한 끼를 즐길 수 있는 카페다. 도시에서 바쁘게 살다보면 매번 제대로 식사를 챙겨 먹는 건 생각처럼 쉽지 않다. 편의점이나 빵집에서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도 의외로 자주 있는 일이다. 콰르텟은 도시인들이 매일 간편하고도 건강하게 한 끼를 즐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되었다.

콰르텟에서는 매장 안에서 갓 만든 신선한 음식을 판매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매일 아침 키친에서 빵을 반죽해 굽고, 샌드위치와 샐러드를 만들고, 수프를 끓인다. 만들어진 음식들은 간편하게 픽업할 수 있도록 포장되어 쇼케이스에 진열되고 손님들은 카페테리아 방식으로 원하는 음식들을 트레이에 담아 계산하면 된다. 카페의 모든 음식 메뉴들은 콰르텟의 전문 베이커와 세컨드키친의 조리팀을 거쳐 개발되었다. 갓 구운 번 안에 머랭한 계란과 치즈, 베이컨을 넣은 에그번. 게살과 아보카도를 넣은 샌드위치. 누텔라 버터 프렛즐 등은 콰르텟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시그니처 메뉴다.

콰르텟은 사운즈의 초입에 자리해 있다. 밝고 경쾌한 분위기의 카페로 손님들을 맞이한다.
콰르텟의 모든 음식은 매일 아침 매장 안에서 직접 만든다. 한끼 식사로 좋은 빵과 샌드위치, 샐러드, 수프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커피도 물론 충실하게 준비되었다. 다양한 산지의 원두를 적정 비율로 블렌드해 만든 콰르텟 블렌드 커피는 모나지 않고 밸런스가 좋은 커피다. 아메리카노와 라떼에 모두 어울리고, 음식과 함께 하기 좋고, 호불호 없이 누구나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커피로, 로스팅 전문가가 1년 여간의 로스팅과 블렌딩 테스트를 거쳐 적합한 원두를 선정했다. 얼그레이티와 커피를 블렌딩한 브리티쉬 라떼도 콰르텟에서만 선보이는 시그니처 음료다.

콰르텟의 커피는 맛의 밸런스가 좋아 음식과 함께 즐기기에 좋다.
메인 컬러인 ‘빨간색’은 콰르텟만의 경쾌하고 신선한 이미지를 만들어준다.

따뜻한 우드톤의 인테리어,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한 가구, 원래 그 자리에 있었을 것 같은 집기들. 카페의 분위기는 트렌디하기보다 편안하고 친근한 느낌이다. 그런 가운데 유독 돋보이는 간판, 스티커, 테이크아웃 컵의 빨간색은 경쾌하고 신선한 이미지를 더한다. 음식을 다루는 가게인만큼 모든 식품에는 콰르텟의 리드미컬한 서체로 식품명, 제조일자, 용량 등의 음식 정보가 명확하게 적혀있다. 또한 읽을거리를 풍족하게 구비하는 것도 콰르텟에서 중요하게 여긴 부분이다. 벽 한면의 진열대에는 종이 신문과 신간 매거진들이 가득 구비되어 있는데, 이곳에 머무는 시간만큼은 스마트폰이 아닌 종이로 된 신문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도록 유도한 것이다.

제이오에이치에서 론칭하는 네 번째 F&B 브랜드, 콰르텟은 4중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커피 Coffee 와 빵 Bread, 델리 Deli 그리고 읽을거리 Reading. 이 네 가지 요소가 바쁜 일상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잠시나마 누릴 수 있기를 바랐다.

디타워 리플레이스